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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die's Blog
무얼 기다리고 있던 걸까 바람도 기대도 없었는데 숨을 내들이쉬기는 하지만 의식은 깨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나를 잃어버리고 산 세월이었다 방바닥을 긁어대는 그 처절한 외로움 속에 난 누군가의 그리움이라도 될 수 있었을까 느끼지 못하는 만큼 지워져 간다 나를 알아채는 순간이 줄어든다 왜 여기 있을까 해결의 실마리는 나타날까 무언가 온전하지 못하다 내가 온전하지 못하다
신경을 타고 흐르는 이 불쾌한 자극과 떨림을 따라다니는 별별 생각들. 주어진 시험이라면 감당할 힘을 주십사 바라게 되다가도 '이 정도니 다행이야'라며 자족해야 하는가 싶기도 하다가 '주님은 내게 무얼 바라시고 이러실까'란 원망이 스며들기도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를 악다물게 되는 이 고통 중에라도 주님이 나를 위해 당하셨을 아픔과 눈물과 고통을 생각하고 있자면, 한 새벽에도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고 입 밖으론 잠꼬대라도 하듯이 감사와 간절함의 기도가 시작된다. 단 하나 두려운 것은 이런 고통들로 주님을 향한 사랑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상념이다. 응급실에서 함께 있어줄 누구. 아픔 없는 건강한 몸. 하지만 그 모든 바람들을 주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을 넘어 더 바라..
그림자를 들여다 본 일이 있었던가 눈을 녹여내리는 그 정오 차갑고 하얀 길바닥에 거무께 뭉그러져 있던 게 있었다 나였다 더듬을 추억이란 놈도 쟁여두질 못한 채 서른 일곱 해가 그리 지나갔다 잊지말자 할 것들이 남아있던가 머물다 갈 자리를 마련해두지 못한 그리움은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로 남겨졌다 이별, 그리고 기다림을 지워내던 별이 하얗던 그 밤 영하의 바람이 불어 검은 눈물을 만지고는 사라졌다 머물 자리를 내어주기도 전에 또 그렇게 사라졌다
꽃이 한 가득 늘어 놓인 좌판 한구석에 용케도 하늘을 닮은 놈이 있었다 손이 많이 가요 물 관리도 잘 해주어야 하고… 검은 비닐 봉지를 건네주는 손길에 꽃집 아주머니는 그리 덧붙였다 볕을 쪼이고 물을 주고 하늘 빛을 보며 무어라 한 마디씩 건네던 그 모든 움직임으로 내가 채워지고 있었다 사랑도 그랬다 무엇이라도 사랑한다는 것으로 흠뻑 젖어드는 게 행복인 줄 알았다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그 모양새만 남았을 뿐이다 모든 착각으로 에워싼 그림자만 남았을 뿐이다
작은 생채기를 되묻고 되물어 아물지 못하게 한 것이 나고 들추고 들추어 아프게 한 것이 나다
가득 채우지 않아도 괜찮다 티 하나 없이 비어 있는 것도 괜찮다 한 움큼 잡히리만치 담겨 있어도 괜찮다 한 껏 채워진 데 더해 넘쳐나도 괜찮다 그냥 그런대로 너니까 괜찮은 거다
땀에 젖은 손, 번호를 꾹꾹 누르고 여보세요 소리에 송화기를 이마에 가져다 댔다 되도록 목소리는 가슴에서 멀찍해야 했다 요동치는 심장을 들키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물어보려는 방편이었다 그를 다독이긴 조심스러웠다 내 앞 가림도 못하는 주제가 그런 모양새를 만들었나보다 저녁은 먹었냐는 시답지 않은 안부가 전부였던 전화를 끊고 미안함과 미련 가득한 손으로 전화기를 꼭 감싸쥐었다 달도 없는 그믐날이 깊어간다
그 해 겨울 잘 덖어 말려두었던 페퍼민트 한 줌과 너를 뜨겁게 우려내고선 볼품도 없이 주먹손으로 빚은 잔에 너를 채웠다 몇 시간을 그리 두고 옅어진 차 향기에 네가 사라지고서야 그 미적지근한 물을 훌떡 들이켰다 그러고는 가득 따라둔 기억에 주저하던 손으로 다시 물을 끓였다 그래야 했다 아니 그러고 싶었다
뒤집었던 손바닥 엎기 그냥 그러면 된다 어려울 건 없다 사는 거 그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