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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의 꿈

eddie.y 2016. 7. 25. 00:09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소리, 비구름에 어둑해진 오후의 서늘한 바람과 빗소리를 듣고 있자면 눈을 감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는 순간 이내 소리가 이끄는 또 다른 세상에 도달한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평안함, 또 미소짓게 되는 익숙함, 마치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려 버린 시간의 시작점에 와 닿아있는 것 같다 그러고선 빛으로 가득한 세상에 슬며시 한 발을 내딛어 본다 발끝으로부터 전해오는 볕의 따사로움이 조금씩 차오르며 어둠을 벗겨내기 시작한다 온몸을 볕으로 적시면 모든게 충족되고 만다

몇 십분이 흘렀을까 빗소리의 꿈에서 깨고 말았다 하늘이 개이고 나를 붙잡던 소리는 처마 밑에 고여든 똑똑 거리는 물방울 소리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소리는 나를 토닥이는 속삭임에 틀림 없다 그래서 또 그렇게 비를 기다린다 그 긴 외로움을 버텨내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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